잘츠부르크는 오스트리아 알프스의 품속에 자리한 음악과 예술의 도시이자, 모차르트의 고향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지닌 곳입니다. 고풍스러운 건물과 중세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골목, 그리고 도시를 감싸는 산과 강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어 여행객을 맞이합니다. 이곳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음악과 문화, 그리고 조용한 휴식이 한데 어우러진 특별한 공간입니다. 모차르트의 숨결이 느껴지는 생가와 콘서트홀, 도시를 굽어보는 호엔잘츠부르크 성,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촬영지로 유명한 미라벨 정원까지, 잘츠부르크는 여행자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매력을 곳곳에 품고 있습니다. 사계절마다 색다른 풍경을 보여주는 이곳은,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벗어나 깊은 여유를 만끽하고 싶은 이들에게 완벽한 선택이 될 것입니다.
모차르트가 남긴 음악의 숨결
잘츠부르크의 거리를 걷다 보면, 모차르트의 이름과 음악은 마치 공기처럼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있습니다. 그의 생가와 거주지는 도시 중심부의 구시가지에 위치하며, 현재는 박물관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내부에는 당시 사용하던 피아노와 바이올린, 자필 악보, 그리고 가족의 편지 등이 전시되어 있어 음악가로서의 그의 삶뿐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의 이야기를 엿볼 수 있습니다. 좁은 계단을 따라 오르다 보면, 창문 밖으로 보이는 구시가지의 풍경이 18세기와 현재를 잇는 다리처럼 느껴집니다. 모차르트의 음악은 잘츠부르크의 생활 속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매년 여름 열리는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은 세계적인 음악 축제로, 오페라와 교향곡, 실내악 공연 등이 도시 곳곳에서 펼쳐집니다. 이 기간에는 광장, 교회, 심지어 카페에서도 라이브 연주가 울려 퍼지며, 도시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무대가 됩니다. 음악 애호가뿐 아니라 처음 클래식 음악을 접하는 이들까지도 매혹시키는 힘을 가진 이 축제는, 잘츠부르크가 ‘음악의 도시’라는 별명을 얻게 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또한, 길거리에서는 버스킹을 하는 젊은 음악가들이 모차르트의 곡을 연주하고, 기념품 가게에서는 그의 초상화가 새겨진 초콜릿과 엽서를 판매합니다. 이렇게 음악과 예술이 생활 속에 녹아 있는 풍경은 여행객에게 ‘이곳은 단순히 과거의 영광을 기리는 도시가 아니라, 여전히 살아 숨 쉬는 문화의 현장’이라는 인상을 심어줍니다.
호엔잘츠부르크 성에서 내려다본 도시
잘츠부르크를 대표하는 랜드마크 중 하나인 호엔잘츠부르크 성은, 1077년 지어졌으며 건설된 이후 수 세기에 걸쳐 확장과 보수를 거듭해 오늘날의 모습에 이르렀습니다. 이 성은 군사적 요새로서뿐 아니라, 주교의 권위를 상징하는 건축물이기도 했습니다. 성으로 오르는 방법은 두 가지인데, 하나는 가파른 길을 걸어 오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푸니쿨라(산악 케이블카)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특히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는 길은 짧지만, 창밖으로 펼쳐지는 알프스와 구시가지의 풍경이 압권입니다. 성에 도착하면, 중세 시대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전시 공간과 함께 당시의 무기와 방어 시설을 볼 수 있습니다. ‘황금의 방’이라 불리는 공간은 특히 인상적이며, 르네상스 양식의 정교한 목조 장식과 금빛 장식이 어우러져 권위와 화려함을 동시에 느끼게 합니다. 성벽 위에 서면, 잘자흐 강이 도시를 가르며 흐르는 모습과 붉은 지붕의 구시가지, 그리고 멀리 펼쳐진 알프스의 설산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저녁 무렵, 해가 서쪽으로 기울어가면 도시 전체가 황금빛으로 물들며, 이 순간의 아름다움은 사진으로는 결코 다 담을 수 없습니다. 바람이 성벽을 스치고, 종소리가 은은하게 퍼져나가는 그 시간, 여행객은 마치 수백 년 전 이곳에 살았던 사람들의 숨결을 느끼는 듯한 감동을 받게 됩니다. 호엔잘츠부르크 성은 단순한 관광 명소를 넘어, 잘츠부르크의 역사와 정체성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장소입니다.
미라벨 정원의 고요한 예술
잘츠부르크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마지막 코스는 미라벨 정원입니다. 17세기에 대주교 볼프 디트리히에 의해 건설된 이 정원은, 궁전과 함께 설계되어 유럽 정원 건축의 정수를 보여줍니다. 중심부에는 대칭 구조의 화단이 놓여 있고, 곳곳에는 분수와 대리석 조각상이 예술적으로 배치되어 있습니다. 특히 ‘페가수스 분수’와 대리석 난간이 있는 계단은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명장면 촬영지로 유명해, 많은 관광객들이 이곳에서 같은 포즈로 사진을 찍곤 합니다. 계절마다 다른 매력을 보여주는 이 정원은 봄에는 튤립과 수선화, 여름에는 장미와 라벤더, 가을에는 국화와 단풍이 어우러져 색채의 향연을 펼칩니다. 겨울에는 눈 덮인 조각상과 나무들이 마치 흑백 사진 속 장면처럼 고요한 아름다움을 자아냅니다. 정원 끝자락에서 바라보는 호엔잘츠부르크 성의 모습은 한 폭의 그림과 같으며, 꽃과 나무, 그리고 웅장한 성이 한 프레임 안에 들어오는 장면은 이 도시의 품격을 완벽하게 보여줍니다. 미라벨 정원은 단순한 관광 명소가 아니라, 잘츠부르크 시민들의 휴식처이자 문화생활의 무대입니다. 주말이면 가족 단위의 방문객들이 잔디밭에 앉아 피크닉을 즐기고, 거리 악사들이 연주를 하며 아이들이 뛰어노는 모습이 펼쳐집니다. 이곳에서 바람 소리를 들으며 벤치에 앉아 있으면, 도시의 분주함은 멀어지고 오직 평온함과 여유만이 남습니다. 잘츠부르크 여행을 마무리하기에 이보다 더 완벽한 장소는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