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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남도 태안 꽃지해변, 해변 드라이브, 감성 카페거리

by jeonsu 2025. 10. 10.

가을이 되면 유독 바다가 그리워지는 계절입니다. 선선한 바람이 불고, 하늘은 높고, 햇살은 부드럽게 내려앉는 이 시기엔 충청남도 태안만큼 잘 어울리는 여행지도 드물어요. 서울에서 차로 2시간 반이면 닿을 수 있는 거리라, 주말을 이용해 훌쩍 다녀오기에도 참 좋습니다. 오늘은 제가 실제로 다녀온 태안의 가을 여행 코스 중, 꼭 한 번쯤 가볼 만한 장소들과 해안 드라이브, 그리고 감성 가득한 카페거리까지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태안 꽃지해변과 몽산포의 매력

태안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곳이 바로 꽃지해수욕장이에요. 사실 저는 여러 번 가봤지만, 갈 때마다 다른 느낌을 받아요. 특히 가을에 찾으면 해 질 녘 붉게 물드는 바다가 정말 장관이에요. 해안 끝에 서 있는 ‘할미·할아비 바위’ 사이로 해가 천천히 떨어질 때, 바다 위로 퍼지는 붉은빛이 너무 아름다워서 말이 안 나올 정도였어요. 그냥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묘하게 센티해지기도 합니다. 몽산포해변도 꼭 추천하고 싶은 곳이에요. 해변이 넓고 모래가 정말 고와요. 바다 냄새와 솔향기가 섞여서 걷는 동안 마음이 편안해지고요. 가을이라 그런지 사람도 많지 않아 조용히 산책하기 딱 좋았어요. 해변 근처엔 소박하지만 분위기 좋은 카페와 포토존도 몇 군데 있어서, 커피 한 잔 사서 파도 소리 들으며 쉬어가기 좋습니다. 또한 태안은 가을에 가을꽃 축제가 열려요. 올해도 핑크뮬리랑 국화, 코스모스가 만발해 있더라고요. 아이들과 가족 단위로 오기에도 좋은 곳이에요. 태안은 ‘굳이 특별한 계획 없이 떠나도 좋은 곳’이라는 말이 딱 어울립니다. 그냥 바다 보며 걷고, 바람 쐬고, 잠시 멈춰 서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꽉 차는 그런 여행지예요.

해변 드라이브 코스

태안의 진짜 매력은 ‘도로’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바다와 나란히 달리는 길이 많아서 어디로 가든 드라이브 자체가 여행이 됩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코스는 만리포 → 학암포 → 몽산포 → 꽃지해변으로 이어지는 해안도로예요. 날씨 좋은 날엔 차창 밖으로 은빛 바다가 반짝이고, 곳곳에 전망대나 작은 주차공간이 있어서 중간중간 내려 풍경을 즐기기도 좋아요. 천리포수목원도 이 루트에 있어요. 잠깐 들러 산책하기에 딱 좋죠. 가을에는 단풍이 예쁘게 물들고, 나무 사이로 비치는 햇살이 정말 따뜻해요. 피톤치드 가득한 숲길을 걷다 보면 도심의 피로가 싹 풀립니다. 드라이브 중에는 방포항 근처에서 잠시 멈춰 회 한 접시 먹는 것도 강력 추천이에요. 신선한 회와 매운탕으로 속을 든든히 채우고 다시 길 위에 오르면, 그때부터 진짜 여행이 시작되는 기분이 듭니다. 요즘은 차박 여행 하시는 분들도 많잖아요. 태안엔 해변 바로 앞에서 차박 할 수 있는 공영주차장도 잘 되어 있어요. 밤엔 파도 소리를 들으며 잠들고, 아침엔 일출을 바라보며 커피를 마시는 그 시간… 정말 잊을 수 없습니다.

감성 카페거리

태안 여행의 마무리는 단연 카페 투어죠. 꽃지해변 근처엔 바다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뷰 좋은 카페들이 여럿 있어요. 그중에서도 ‘카페 바다정원’은 이름처럼 바다가 정원처럼 펼쳐져 있는 곳이에요. 커피를 마시며 유리창 너머로 노을이 내려앉는 걸 보고 있으면, 세상이 잠시 멈춘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조금 더 트렌디한 분위기를 원한다면 ‘오션뷰 카페’를 추천드릴게요. 루프탑에 앉으면 바다와 하늘이 맞닿은 수평선이 그대로 보입니다. 바람은 선선하고, 음악은 잔잔하고, 따뜻한 라테 한 잔이 손에 쥐어지면 정말 그 순간만큼은 아무 걱정도 필요 없어요. 반대로 좀 더 조용한 공간을 찾는다면 안면도 쪽 카페거리가 좋습니다. ‘포레스트웨이’처럼 숲 속에 자리 잡은 카페는 자연 속에서 여유를 즐기기 좋아요. 소나무 향이 솔솔 나고, 햇살이 창문으로 스며들 때 그 분위기가 정말 아늑합니다. 태안의 카페들은 단순히 커피 마시러 가는 곳이 아니라, 여행의 한 장면을 완성시켜 주는 공간이에요. 바다를 바라보며 여유를 느끼고 싶은 분들이라면, 하루 일정 중 한두 시간은 꼭 카페에서 보내보시길 추천드려요.

태안은 바다, 하늘, 노을, 바람. 이 네 가지가 어우러져 완벽한 가을 여행을 만들어주는 곳이에요. 화려한 관광지가 아니어도, 바다를 걷고 커피를 마시며 하늘을 바라보는 그 시간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이번 주말, 아무 계획 없이 차 한 대 몰고 태안으로 떠나보세요. 도심의 소음은 잠시 내려두고, 바다 냄새와 바람 소리 속에서 진짜 여유를 느낄 수 있을 거예요.